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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22일 묵상

오늘의 말씀

"“여호와의 인자와 긍휼이 무궁하시므로 우리가 진멸되지 아니함이니이다 이것들이 아침마다 새로우니 주의 성실하심이 크시도소이다” (예레미야애가 3: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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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태양을 다시 떠오른다』의 주인공 미국인 제이크 반스는 파리에서 기자로 살아간다. 그는 제1차 세계 대전에 참전했다가 심각한 부상을 당해 몸과 마음에 깊은 상처를 갖고있다. 지적이고 관찰력이 뛰어나며 경제적으로도 어느 정도 안정되어 있지만, 전쟁이 남긴 신체적 성 불구라는 장애는 그를 고독한 환경으로 만든다. 아름답고 매력적이며 자유분방한 여성 브렛 애슐리를 깊이 사랑하지만, 서로에게 평안을 주지 못한다. 브렛은 주변의 많은 남자들로부터 구애를 받지만 정작 내면의 깊은 외로움과 방황을 끊어내지 못한 채 불안해한다.

그 둘의 주변 인물들 또한 저마다의 결핍과 상처에 갇혀 있다. 로버트 콘은 미국의 유복한 유대인 가정 출신이지만 참전 경험이 없기에 주변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한다. 명문 프린스턴 시절에 권투에 몰두하여 미들급 챔피언일 정도로 건장하지만 항상 열등감에 사로잡혀 있다. 브렛에 대한 집착과 질투에 사로잡혀 자주 주변과 부딪친다. 브렛의 약혼자 마이크는 경제적으로 매우 불안정하여 채권자들을 피해 다니지만 허세를 부리며 불안을 감추고 산다. 등장인물들 모두는 상대에게 인정받고 사랑받고 싶어하지만 정작 상대의 마음을 잘 헤아리지 못하여 결국 상대의 마음에 큰 상처를 남긴다.

어느 날 제이크는 친구 빌과 함께 버스를 타고 스페인의 작은 마을로 향한다. 두 사람은 현지사람들과 포도주를 나누며 강가에 나가 숭어낚시를 즐기며 진솔한 우정을 누린다. 상대를 내 뜻에 맞도록 바꾸려 하지도, 상대의 마음을 독차지하려 애쓰지도 않고, 그저 함께 시간을 보내는 평범한 일상 자체를 감사함으로 누린다. 어쩌면 그들이 그토록 갈망하던 진정한 평안과 안식은 이러한 소박하고 순수한 관계 속에 숨어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팜플로나의 산페르민 축제에 모두가 합류하면서 밤낮으로 즐기는 축제와 아침에는 황소들의 질주하는 행사와 오후의 투우의 열기속에서 이들은 다시 혼란에 빠진다. 그 때 등장한 젊은 로메로는 온몸을 바쳐 황소와 맞서는 뛰어난 실력을 갖춘 진정한 투우사다. 로메로의 경기를 본 브렛이 로메로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그일로 콘은 질투로 인해 자제를 하지 못하고 폭력을 휘두른다. 결국 활기와 웃음에 넘쳐야 할 자리에 상처만 남는다.

축제가 끝나고 프랑스로 돌아온 제이크는 복잡한 인간관계에서 벗어나 조용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산세바스티안으로 향한다.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지만 그 평온도 오래가지 못한다. 로메로와 헤어진 브렛이 곤란한 상황을 토로하며 도와달라고 전보를 보냈기 때문이다. 망설임없이 야간열차를 타고 마드리드로 향한다.

브렛을 만난 제이크는 함께 식사하고 이전처럼 농담을 주고 받으며 친밀함을 나눈다. 브렛은 제이크와 함께 있으며 편안함을 느끼고 제이크도 오랫동안 사랑해 온 브렛이 곁에 있다는 사실 때문에 마음이 흔들린다. 하지만 두 사람의 마음에는 사랑과 아쉬움, 그리고 완전한 동반자가 될 수 없는 현실에 대한 슬픔으로 가득하다. 소설의 마지막 장면은 제이크와 브렛이 함께 택시를 타고 마드리드의 거리를 지나는 장면이다. 브렛은 “우리가 함께할 수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고 아쉬움을 토로하자, 제이크가 “그래, 그렇게 생각하면 참 아름답지”라고 대답한다. 매우 짧지만 소설 전체의 슬픔이 응축되어 있다. 행복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막연한 환상과 그에 대한 애정, 그리고 결코 바뀔 수 없는 냉정한 현실을 수용하는 체념이 담겨있다. 소설의 제목처럼 태양은 어김없이 다시 떠오르지만, 어제의 아픔과 상처가 아침 햇살과 함께 저절로 사라지지는 않는다.

우리도 새 아침을 맞아도 괴로운 마음과 아픔은 여전히 어제에 머물 때가 있다. 상처받는 것이 두려워 마음을 닫고, 사랑이라는 미명 아래 상대를 소유하려 들며, 버림받지 않으려고 스스로의 모습을 속이기도 한다. 그러면서 속으로는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느냐고 자신을 책망한다. 그러나 예레미야애가는 폐허가 된 비극적인 현실 한가운데서 하나님의 인자와 긍휼이 아침마다 새롭다고 노래한다. 새날을 맞이하면 모든 문제와 상처가 자동으로 해결된다는 낙관이 아니라, 폐허같이 변한 순간에도 하나님은 우리를 결코 포기하지 않으신다는 사랑의 고백이다.

상처가 완전히 치유되어야만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나의 연약함과 허물과 상처를 숨김없이 주님께 가져가며, 용서받은 자로서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법을 배워갈 때 참된 회복이 시작된다. 진실한 사랑에는 상대의 자유를 존중하는 용기는 물론 필요에 따라 거리를 둘 줄 아는 지혜도 포함된다.

오늘 태양이 떠올라 다시 새날이 시작된다고 어제의 고통과 상처가 저절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희망은 아침이 끝없이 반복되는 데 있지 않고, 어제와 같이 연약한 우리가 오늘도 주님의 은혜로 받아들여지고, 조금씩 새롭게 사랑할 힘을 얻는 데 있다.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은 듯한 아침이 찾아올지라도, 우리의 형편이 어제와 크게 다르지 않을지라도 하나님의 긍휼은 항상 새롭다. 어제의 고통과 상처가 나의 내일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도 변함없이 나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우리의 소망찬 내일을 열어 준다는 것을 꼭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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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실천

오늘은 사랑한다는 이유로 누군가에게 제 생각과 기준을 강요하거나, 상대의 마음을 제 뜻대로 붙잡으려 하지 않았는지 돌아보겠습니다. 가까운 사람이 제 기대와 다르게 행동하더라도 먼저 그의 마음과 형편을 헤아려 보겠습니다. 혹시 상처받거나 버림받을까 두려워 억지로 유지해 온 관계가 있다면, 제 마음의 상처와 두려움을 하나님께 솔직하게 아뢰겠습니다. 어제의 아픔이 오늘의 사랑을 가로막지 않도록 기도하며, 상대를 바꾸려 하기보다 있는 그대로 존중하며, 따뜻한 배려와 따뜻한 말 한마디로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의 기도 “아침마다 새로운 긍휼로 저를 찾아오시는 하나님, 사랑받고 싶은 마음에 누군가에게 집착하고, 상처받을 것을 두려워해 도리어 가시 돋친 말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아픔을 주었던 저의 연약함을 회개합니다. 지난날의 상처에 붙들려 오늘의 소중한 인연과 사랑을 놓치지 않게 하시고, 제 뜻대로 되지 않는 관계 속에서도 상대의 인격과 자유를 존중하는 지혜를 허락하소서. 미움과 후회에 머물기보다 용서와 화해를 선택할 용기를 주소서. 아픔이 쉽게 잊혀지지 않는 날에도 저를 포기하지 않으시는 주님의 인자하심을 기억하게 하소서. 오늘도 다시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어제의 상처가 아닌 오늘의 은혜 안에서 진정한 평안과 참된 사랑을 배워 가는 하루가 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