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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5일 묵상

오늘의 말씀

"“상한 갈대를 꺾지 아니하며 꺼져가는 등불을 끄지 아니하고 진실로 정의를 시행할 것이며.” (이사야 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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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프랑수아 모리아크의 소설 『테레즈 데케루(일본어역 『テレーズ・デスケルウ』를 읽고 쓴 글)』는 자유를 갈망한 나머지 남편을 독살하려 한 한 여인의 이야기다. 테레즈는 프랑스 남서부의 부유한 지주 집안에서 자라, 전통과 가문을 중시하는 베르나르 데케루와 결혼한다. 사랑이 아닌, 가문과 토지와 재산을 잇는 위한 결합이었다. 주변 사람들은 그녀가 훌륭한 가문의 딸로서 좋은 아내이자 좋은 어머니가 되기만을 요구했다. 하지만 그 누구도 “그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녀가 지금 행복한지”에 대해서는 묻지 않았다.

결혼하면 마음의 불안이 사라질 것이라 믿었지만, 테레즈의 삶은 갈수록 점점 더 숨 막히는 감옥같이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린 시절 친구이자 남편의 이복동생인 안이 전통에 얽매이지 않는 청년 장 아제베도와 사랑에 빠지는 모습을 보면서 테레즈의 내면이 그게 흔들린다. 가문, 토지, 결혼, 자녀, 관습에서 벗어나 스스로 삶을 선택하고 자유롭게 사랑하는는 세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며, 갇혀 사는 현실이 더 답답하게 다가왔다.

그러던 중 큰 산불이 난 어느 날, 남편 베르나르가 건강문제로 복용하던 비소가 들어간 약을 실수로 과다 복용하는 일이 발생하지만 이를 보면서도 말리지 않았다. 시작은 “죽이겠다”가 아닌 “죽어도 상관없다”는 방관이었지만, 점차 의도적인 독살 시도로 변한다. 이것은 분명 잘못된 행위다. 아무리 억압받았다 해도 다른 사람을 해칠 수는 없으며, 고통을 벋어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해서 죄가 죄가 아니게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작가 모리아크는 여기에서 이야기를 끝맺지 않는다. 그는 “테레즈는 죄인이다”라고 인정하면서도, 한 걸음 더 나아가 “그렇다면 테레즈를 이렇게까지 만든 원인은 무엇인가?”라고 묻는다.

독살시도 사건의 전모가 드러났을 때, 가문 사람들은 그녀의 아픔보다 가문의 체면을 먼저 걱정한다. 그 결과 피해자인 남편조차도 가문의 수치를 막기위해 법정에서 테레즈에게 유리한 진술을 한다. 불기소 처분을 받고 집으로 돌아온 테레즈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또 다른 감옥이었다. 그녀는 이혼당하지 않고, 고발당하지 않았지만 부부로서의 삶을 잃은 채 “사회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 된다. 딸과도 격리되고, 사람들에게서도 완전히 단절되었다. 집안에 있었지만 사실상 혼자였다. 그녀에게 그 누구도 왜 이런 상황이 되었는지 묻지 않았다. 벌을 받는 것보다 더 아픈 것은,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하는 보이지 않는 고통스러운 보이지 않는 감옥이었다.

우리의 삶에도, 잘못이 분명해서 변명할 수도 없는 순간이 있다. 그렇다고 그 잘못 하나로 내 인생 전체가 정의도는 것은 원치 않는 순간이다. 사람들은 이미 일어난 결과만 볼 뿐, 그 일이 일어나기까지 내가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리고 고통스러워 했는지는 알지 못한다. 사람들은 내가 저지른 실수는 기억하지만 그 때까지 얼마나 오래 견뎌왔는지는 보지 못한다. 사람들은 무너진 순간만 기억할 뿐, 무너지지 않으려고 얼마나 오랫동안 외롭게 버텼는지는 알지 못한다.

그러나 하나님은 다르다. 하나님은 죄를 분명히 지적하시지만, 그렇다고 죄를 지은 사람을 그의 죄와 동일시하지도 않으신다. 상한 갈대를 보며 “이제 쓸모없다”하고 꺾어버리지 않으시며, 꺼져가는 등불을 보며 “이제 끝났다”하고 꺼버리지도 않으신다. 하나님은 우리가 무너지고 넘어진 바로 그 자리에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너를 사랑한다”라고 말씀하시는 분이다.

테레즈는 우여곡절 끝에 남편과 가족에게서 벗어나, 아무도 자신을 알지 못하는 파리로 떠난다. 하지만 모리아크는 그녀가 원하는 곳으로 갔다고 해서 순식간에 그녀가 행복해졌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음에도 그녀 앞에 “아직 걸어갈 길이 남아 있음”을 보여 준다. 그것이면 충분하다. 완전한 해결보다 “아직 내 앞에 길이 남아 있다”는 사실이야말로 매일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더 큰 위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날의 잘못된 선택때문에 지금의 내 인생이 불행해졌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관계가 깨지고, 기회가 사라지고, 서로에게 깊은 상처를 주고받으며, 돌이킬 수 없는 말을 뱉어버렸을 때, 이제는 다시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 때문에 절망한다. 맞다.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다. 하지만 하나님은 우리를 과거로 돌려보내시는 분이 아니라, 오늘 바로 여기에서 새로운 길을 여시는 분이다. 우리에게는 걸어가야 할 길이 아직 남아 있다. 어제의 죄가 오늘의 나를 누르는 족쇄가 되면 안 된다. 한 번의 실패가 내 존재 전체가 될 수는 없다. 상처도, 실수도, 후회도 내 삶의 일부이기는 하지만 전부는 아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우리의 단편적인 모습만 보고 판단하지만, 하나님은 우리의 시작부터 지금까지는 물론 끝까지의 이야기를 모두 알고 계신다. 내가 왜 그렇게 약해질 수밖에 없었는지, 왜 그런 상황에 내몰렸는지, 무엇 때문에 그토록 깊이 무너졌는지, 그 누구에게도 차마 말하지 못했던 마음의 고통까지도 하나님은 알고 계신다. 그렇기에 우리는 오늘 다시 일어설 수 있다.

아직 숨을 쉬고 있다면, 나라는 등불은 아직 꺼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다시 시작하면, 삶은 반드시 다시 밝아질 수 있다. 하나님이 나를 포기하지 않으셨다면, 나 역시 오늘의 나를 포기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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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실천

오늘하루, 저의 지난날의 잘못이나 실패 가운데 아직도 마음을 무겁게 누르는 한 가지를 떠올려 보겠습니다. 그것을 변명하거나 숨기지 않고 하나님 앞에 그대로 내어놓겠습니다. 그리고 “이 일이 제 삶의 전부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믿겠습니다. 나아가 오늘 만나는 사람을 그의 실수나 겉모습만으로 판단하지 않고, 그 사람에게도 제가 알지 못하는 아픔과 사연이 있음을 기억하겠습니다.

오늘의 기도 “하나님 아버지, 다른 사람에게는 차마 말할 수 없었던 제 아픈 마음과 제가 무너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까지 다 알고 계시니 감사합니다. 제 잘못을 가볍게 여기지 않되, 지나간 잘못 때문에 제 삶 전체를 자책하거나 포기하지도 않게 하소서. 상한 갈대를 꺾지 않으시고 꺼져가는 등불을 끄지 않으시는 주님의 따뜻한 손으로 저를 붙들어 주소서. 오늘은 여전히 제 앞에 남겨 두신 길을 믿음으로 바라보며 묵묵히 앞으로 나아가는 하루가 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