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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2026년 9월 11일 묵상

오늘의 말씀

"“내게 줄로 재어 준 구역은 아름다운 곳에 있음이여 나의 기업이 실로 아름답도다.” (시편 16편 6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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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나는 왜 남들보다 쉽게 지칠까』의 마지막 5장은 ‘이제는 내가 나의 편이 되어야 할 때’라는 주제로 기질의 수용과 성숙을 다룬다. 앞서 예민한 성향이 사람과 환경, 감정 속에서 어떻게 소진되는지를 살폈다면, 저자는 결론에 이르러 타고난 본래의 모습을 억지로 바꿔 없애려 하기보다 자신의 기질에 맞는 삶의 자리를 지혜롭게 만들어 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책에서는 인생을 RPG 게임에 비유한다. 게임 속 캐릭터마다 고유한 능력치가 다르듯, 사람 역시 저마다 타고난 성향과 에너지의 크기, 잘하는 일과 힘들어하는 영역이 다르다. 힘이 강한 캐릭터에게 민첩한 방식으로 싸우라고 강요하면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없듯이, 타인의 능력치를 부러워하며 그것을 강요한다면 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깊은 피로와 자책이 시작된다. 어릴 때부터 우리는 자의였든 타의였든 다른 사람의 학습 능력이나 인간관계, 열정을 기준 삼아 “나는 왜 저렇게 못할까” 비교하는 습관에 익숙해 있다.

그러나 빠름이 항상 정답은 아니며, 목적지에 가장 먼저 도착하는 사람이 여행을 가장 잘했다고 말할 수도 없다. 천천히 걸어가며 더 많은 풍경과 깊이를 마음에 담는 삶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 사람을 많이 만나야 성공한 인생이 아니고, 바쁘게 살아야 성실한 것이 아니며, 쉬지 않고 일해야 책임감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세심함과 공감, 아름다움을 느끼는 민감함은 세상을 풍성하게 누리는 하나님께서 주신 특별한 선물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핵심은 예민함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그 특성이 잘 드러날 수 있는 환경을 스스로 가꾸는 것이다. 과도한 일정을 조율하고 에너지를 방전시키는 관계는 적절한 거리를 두며, “무엇을 선택해야 가장 성공할까?”보다 “어떤 선택이 나를 무너지지 않게 지켜줄까?”를 물어야 한다. 수입이 조금 적거나 덜 인정받더라도 마음의 평안을 지키며 나 자신을 잃지 않는 길에 진정한 삶의 가치가 있다. 무조건 더 많은 일을 해내는 것만이 성장이 아니다. 버거운 일 앞에서 “이것은 내게 너무 무거워”라고 솔직히 인정하는 용기, 도움을 구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누구에게나 좋은 사람이 되려는 집착에서 벗어나는 것 역시 소중한 영적 성숙이다.

이러한 성장에는 매일의 지속적인 회복이 절실하다. 저자는 “자신을 하나의 초원처럼 돌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한 번의 폭우로 초원이 영원히 푸를 수 없듯, 초원을 항상 푸르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햇빛과 물이 공급되어야 한다. 완전히 지친 뒤 며칠 쉬는 것으로는 진정한 회복을 위해서는 역부족이다. 조용히 산책하고 음악을 들으며 마음이 편안한 이와 대화하는 시간을 매일 조금씩 확보해야 한다. 이는 일을 다 마친 자에게 주어지는 보상이 아니라, 보다 더 보람되게 살아가기 위한 일상의 필수 항목이다.

시편 기자는 하나님이 줄로 재어 준 구역을 바라보며 “나의 기업이 실로 아름답도다” 고백하고, 전도서 기자는 “범사에 기한이 있고 천하 만사가 다 때가 있다”고 선언한다. 남의 땅을 부러워하느라 내 삶의 아름다움을 놓치지 않고, 각자에게 부여된 기한과 속도를 인정하는 것이다. 내가 나의 편이 된다는 것은 맡겨진 일에 책임을 다하되, 자신을 파괴하면서까지 능력을 증명하려 하지 않는 것이다. 할 수 없는 일의 한계를 인정할 때 정작 중요한 것을 위해 힘을 남겨둘 수 있다. 오늘 타인의 속도가 아닌 주님이 허락하신 나만의 속도로 걸어갈 때, 우리 영혼은 비로소 참된 평안을 누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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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실천

오늘 남들과 비교하며 부족하다고 여겼던 제 모습과 차이를 있는 그대로 따뜻하게 인정하겠습니다. 이번 주에 제 에너지를 소진시킨 일과 채워준 일을 분별하여, 계속해야 할 일과 줄여도 될 일을 구별하겠습니다. 지친 마음을 회복시키는 작은 휴식 하나를 정하여 매일의 일정 속에 의도적으로 넣겠습니다. 타인의 빠른 속도에 조급해하지 않고, 하나님이 제게 부여하신 저만의 삶의 속도를 존중하며 걸어가겠습니다.

오늘의 기도 “하나님, 남의 삶을 바라보며 내게 없는 것을 부러워하고, 스스로 부족하다 자책했던 마음을 돌이켜 회복시켜 주소서. 남처럼 되기 위해 무리하며 스스로를 몰아붙이기보다, 주님이 내게 주신 기질과 한계를 겸손히 인정하고 지혜롭게 가꾸게 하소서. 내 마음이라는 영혼의 초원에 규칙적으로 신선한 양분을 공급하며, 나를 소진시키는 것과 살리는 것을 온전히 분별할 줄 아는 영적 지혜를 허락하소서. 세상의 빠른 속도나 타인의 기준과 비교하지 않고, 하나님이 줄로 재어 주신 나만의 기업과 오늘이라는 시간에 감사하게 하소서. 무언가를 이루어서가 아니라 존재 자체로 사랑받는 자 답게, 주님이 허락하신 나만의 속도로 충실히 걸어가는 복된 하루가 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