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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 8일 묵상

오늘의 말씀

"“무릇 지킬 만한 것보다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 (잠언 4장 23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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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나는 왜 남들보다 쉽게 지칠까』의 3장은 ‘불필요한 인풋을 차단하면서 나를 지키는 법’을 다룬다. 저자는 예민한 사람에게는 마음을 강하게 만드는 것 못지않게, 밀려드는 자극의 양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래서 ‘예민한 사람에게 환경이 중요한 이유’, ‘부정적 자극이 가득한 곳에서 나를 지키는 방법’, ‘예민한 사람은 도망을 잘 쳐야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피곤한 이유’등이 바로 그 주제들이다.

특히 ‘도망을 잘 쳐야 한다’는 표현은 도전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한다. 흔히 우리는 무언가로부터 피하는 것을 나약함이나 비겁함으로 여겨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신을 소진시키는 환경에서 잠시 물러나는 것은 결코 나쁜 것이 아니다. 모든 자극에 맞서야만 강해한 것이 아니라, 내 영혼에 지나치게 큰 비용을 요구하는 자극이 무엇인지 알고 불필요한 입력을 줄이는 지혜가 필요하다.

사람들은 갑자기 몸이 피곤하면 그 원인을 찾는다. 많이 걸었거나 힘든 일을 하였거나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특별히 지치는 날이 있다. ‘인풋’의 양 그 이유 중 하나일 수도 있다. 별 움직임이 없었어도 마음과 뇌가 하루 종일 쉬지 않고 수많은 정보를 삼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손에 쥐는 스마트폰, 밤새 쌓인 메시지와 뉴스, 끊임없이 타인의 삶과 나를 비교하게 만드는 SNS, 출근과 동시에 쏟아지는 전화와 알림, 누군가의 불평과 세상의 우려 섞인 소식들. 쉬는 시간외에도 습관적으로 들여다보는 화면을 통해 새로운 정보가 쉴 새 없이 밀려든다.

같은 공간에 있어도 주변 환경에 민감한 사람은 특히 더 많은 것을 흡수한다. 남들이 무심코 지나치는 소음이나 냄새, 사람들의 미세한 표정과 말투, 어수선한 분위기까지 고스란히 마음에 들어온다. 그렇기에 겉보기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 같아도, 채 저녁이 되기도 전에 이미 하루치의 에너지를 전량 소진해 버리고 마는 것이다.

우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강해져야 한다고 스스로를 채찍질한다. 소음에도 무덤덤해야 하고, 불편한 사람과도 참고 만나야 하며, 세상의 모든 소식을 알고 있어야 시대에 뒤처지지 않는다고 믿는다. 무엇이든 참고 견디는 것을 성숙함이라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자극을 견뎌낼 필요는 없다. 어떤 장소를 피하고 어떤 관계에서 잠시 거리를 두며, 어떤 정보는 보지 않기로 선택하는 것도 삶의 지혜다. 폭풍이 다가오는데 굳이 바닷가에 서서 자신의 용기를 증명할 필요가 없듯, 나를 소진시키는 환경에서 잠시 빠져나오는 것은 비겁함이 아니라 자신을 보호하는 거룩한 도피다.

물론 두려움을 이유로 모든 불편을 피하기만 한다면 삶의 지경이 점점 좁아질 수도 있다. 그러나 반드시 견뎌야 할 어려움과 굳이 감당하지 않아도 될 불필요한 자극을 구별할 필요가 있다. 진정한 성숙은 무조건 참는 능력이 아니라, 무엇을 견디고 무엇을 내려놓아야 하는지를 아는 영적 분별력이다.

잠언은 “네 마음을 지키라”고 권면한다. 마음을 지킨다는 것은 마음의 빗장을 걸어 잠그고 세상과 단절하라는 뜻이 아니다. 무엇을 내 마음 안에 들일 것인지 신중하게 선택하고 가려내는 거룩한 파수꾼이 되라는 뜻이다.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먹는 음식에 깊은 주의를 기울인다. 하지만 영양 성분을 살피며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은 줄이지만, 하루 종일 내 마음과 영혼이 무엇을 먹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무감각할 때가 많다. 그래서 끊임없는 험담과 불평은 물론 분노를 자극하는 뉴스, 초라하게 만드는 영상들도 제한하지 않고 먹는 마음의 음식이 된다.

쉼 역시 단순히 일을 쉬는 것만으로 부족할 때가 있다. 의자나 침대에서 끊임없이 영상을 넘겨보고 있다면, 몸은 움직이지 않지만 새로운 자극을 쉴 새 없이 처리하기 위하여 마음과 뇌는 여전히 분주하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몸이 쉬는 시간’보다 ‘아무것도 들여보내지 않는 마음의 쉼의 시간’이 절실히 필요하다.

하늘을 바라보며 조용히 바람소리를 듣는 시간, 스마트폰을 내려 놓고 여유롭게 산책하는 시간, 좋아하는 차 한 잔을 마시는 안식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는 내가 세상의 소음에서 한 걸음 물러서는 거룩한 비움이다.

우리는 모든 것을 봐야 할 필요도, 모든 소식을 알아야 할 필요도, 질문들에 모두 답 할 필요도 없다. 내가 받아들일 수 있는 자극의 양에는 한계가 있다. 그 한계를 인정하는 것은 약함이 아니라, 나 자신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증거다.

마음에 평안이 부족하다면, 더 많은 것을 채우려 하기 전에 먼저 지금 너무 많이 들어오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참 평안을 들여놓을 빈자리를 만들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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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실천

오늘 하루 제가 무심코 받아들이는 정보와 자극이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

꼭 확인하지 않아도 되는 뉴스나 SNS를 잠시 내려놓고,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는 조용한 시간을 만들어 보겠습니다.

필요 이상으로 저를 소진시키는 장소나 대화가 있다면, 가능한 범위 안에서 지혜롭게 거리를 두겠습니다.

쉼의 시간만큼은 새로운 정보를 채우기보다, 에너지를 보충하는 안식의 시간으로 삼겠습니다.

모든 자극을 견디는 사람이 되기보다, 제 영혼에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분별하는 지혜로운 사람이 되겠습니다.

오늘의 기도

“하나님, 그 동안 수많은 세상의 소리와 무분별한 정보들이 제 마음을 얼마나 지치고 힘들게 하는지 생각하지 못했음을 고백합니다.

제게 꼭 필요한 소리와 불필요한 자극을 분별하게 하시고, 마음을 지키기 위해 세상의 모든 요구와 소식을 선별하여 넣게 하소서.

피해야 할 것 조차도 무조건 견디는 것이 용기라고 착각하지 않게 하시고, 물러서야 할 때에는 죄책감 없이 물러설 수 있는 용기를 주소서.

분주한 세상 가운데서 잠잠해 주님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갖고, 무의미한 정보보다 제 영혼을 살리는 주님의 음성에 귀 기울이게 하소서.

오늘 제 마음을 잘 지키며, 비워야 할 것은 비우고, 채워야 할 것은 감사함으로 채우는 하루가 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