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말씀
"“그러므로 이제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자에게는 결코 정죄함이 없나니” (로마서 8장 1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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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건강검진을 받는 이유는 병이 있다는 판정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현재의 몸 상태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잘 관리되고 있는 부분은 지키며, 문제가 있을 법한 부분은 늦기 전에 돌보기 위함이다.
마음도 마찬가지다. 자신을 돌아보는 성찰의 목적은 잘못을 찾아 책망하기 위함이 아니라, 내가 무엇에 민감한지, 무엇 때문에 쉽게 지치는지, 어떤 상황에서 마음이 무거워지는지, 반대로 무엇을 통해 다시 힘을 얻는지를 알아가기 위함이다.
그런데 우리는 자기 자신을 뒤돌아보다가 쉽게 자기 정죄를 시작한다.
“나는 왜 이렇게 예민하지?”, “나는 왜 이런 일도 못 견디지?”, “나는 왜 남들처럼 편하게 넘기지 못할까?”, “나는 성격이 너무 복잡한 사람인가?”
어느새 ‘자기점검’이 ‘자기 정죄’로 바뀐다. 하지만 점검과 정죄는 엄연히 다르다.
점검은 “나는 이런 상황에서 쉽게 지치네”라며 사실을 바라보지만 정죄는 “그래서 나는 약한 사람”이라며 낙인을 찍는다. 점검은 “나는 상대방의 표정에 민감하네”라며 사태를 읽지만 정죄는 “나는 남의 눈치를 너무 보는 못난 사람” 이라며 비난한다. 점검은 “나는 신중하게 생각한 뒤 결정하는 편이네”라고 알아차리지만 정죄는 “나는 왜 이렇게 결단력이 없지?” 라며 자책한다.
성경은 우리에게 자신을 살피라고 권면하지만, 결코 정죄하라고 하지 않는다.
사도 바울은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자에게는 결코 정죄함이 없나니”라고 선언한다. 이 말씀은 우리가 완벽하다는 뜻이 아니라, 우리의 약점이나 한계 때문에 존재가 부정되지 않는다는 신성한 보증이다. 하나님은 우리의 부족함을 드러내어 절망시키시는 분이 아니라, 그 진실을 통해 우리를 진정한 자유와 성숙으로 이끄시는 분이다.
민감함은 피곤함의 원인이 될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이 놓치는 것을 발견하는 능력일 수도 있다. 깊은 생각은 걱정으로 흐를 수도 있지만, 다듬어지면 깊은 통찰과 지혜가 된다. 공감능력은 쉽게 지치게 할 수도 있지만, 외롭고 아픈 사람을 발견하는 마음이 될 수도 있다. 정서적 반응이 크면 상처를 받기 쉽지만, 작은 것으로도 깊은 감동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칼이 사람을 다치게 하는 무기가 될 수도 있지만 음식을 준비하는 귀한 도구가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예민함 그 자체는 죄도 아니고 덕도 아니다.
자신을 제대로 이해하면 선택도 새로워지고 달라질 수 있다. 사람을 만나고 났을 때 느끼는 피곤함의 이유를 이해하면 회복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어 중요한 만남 사이에 여유를 둘 수 있게 된다. 상대방의 태도나 표정을 부정적으로 해석하는 습관을 가진 자신을 이해하면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는 것을 제어할 수 있다. 자신을 회복시키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면 좋은 음악, 산책이나 운동을 마음에 평안을 얻는 건설적인 시간으로 여기며 삶의 리듬을 찾아가게 된다.
다만 이 때에도 주의할 것이 있다.
자기점검을 통해 얻은 결과를 새로운 이름표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나는 과자극형이니까 못 해”, “나는 사회민감형이니까 어쩔 수 없어”, “나는 원래 정서반응형이라 화가 나는 것이 당연해”라고 자기 행동을 정당화하는 순간, 기질은 성장의 도구가 아니라 변하지 않기 위한 변명이나 핑계가 된다. 진정한 자기 이해는 “나는 이런 경향이 있구나”라고 인정함과 동시에 “그렇다면 더 지혜롭게 살아가는 방법은 무엇일까?”를 찾아가는 성숙의 과정이다.
성숙은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모두 알고 그것에 끌려다니지 않게 되는 것이다.
예민한 사람도 예민함의 지배를 받지 않을 수 있다. 깊이 생각하는 사람도 걱정의 늪에서 빠져나오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사람의 감정을 잘 알아차리는 사람도 과도한 책임의 위험을 배울 수 있다. 쉽게 과부하되는 사람도 미리 쉬는 지혜를 배울 수 있다.
오늘 나 자신을 바라볼 때, 준엄한 재판관의 눈이 아니라 하나님의 자비로운 사랑의 눈으로 바라보자.
고쳐야 할 것이 보이면 다듬어 고치면 되고, 쉬어야 할 것 같으면 잠시 멈추어 쉬면 된다. 도움을 구해야 할 것이 보이면 솔직하게 손을 내밀어 도움을 요청하면 되고, 감사해야 할 것이 보이면 마음을 다해 감사하면 된다.
나를 정확히 아는 것은 스스로에게 실망하기 위함이 아니라, 하나님이 내게 주신 자신에게 맞는 길을 찾아 지금보다 더 평안하게 걸어가기 위한 은혜의 시작이다.
오늘의 실천
오늘은 나의 성격과 감정을 살피되, 그것을 근거로 스스로를 정죄하거나 비난하지 않겠습니다.
쉽게 지치는 상황과 마음이 편안해지는 상황을 자세히 찾아보고, 내게 맞는 쉼의 리듬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민감하게 알아차리더라도, 그 감정에 대한 책임까지 모두 제 짐으로 떠안지 않겠습니다.
깊은 생각이 꼬리를 물어 걱정으로 변질될 때, 즉시 생각을 멈추고 쉬겠습니다.
좋은 사람, 좋은 말씀, 음악, 자연, 조용한 시간 등 내 영혼을 살리는 선한 자극들을 소홀히 여기지 않겠습니다.
나의 성격이나 능력이 나의 존재 가치를 결정하지 않음을 기억하겠습니다.
오늘의 기도
“하나님, 제 마음을 정직하게 바라볼 수 있는 지혜를 주소서.
스스로를 살피다가 오히려 자책과 정죄의 늪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부족함을 발견했을 때 낙심하기보다 주님의 은혜 안에서 지혜롭게 배우고 변화되게 하소서.
제게 주신 세심함과 깊은 생각, 풍부한 감정을 감사함으로 받아들이게 하시고, 그것이 걱정과 불안과 두려움의 통로가 아닌 사람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선한 통로가 되게 하소서.
제가 감당해야 할 몫과 하나님께 내려놓아야 할 짐을 명확히 분별하게 하소서.
지쳤을 때에 한계를 부끄러워하지 않고 멈추어 필요한 쉼을 같는 용기를 주시고, 제 마음을 회복시키는 선한 자극들을 소중히 여기게 하소서.
오늘도 저 자신을 정죄하는 마음보다 저를 온전히 받아 주시는 주님의 은혜를 더 크게 바라보며 평안으로 살아가는 하루가 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