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말씀
"“너희가 많이 뿌릴지라도 수확이 적으며 먹을지라도 배부르지 못하며 마실지라도 흡족하지 못하며 입어도 따뜻하지 못하며 일꾼이 삯을 받아도 그것을 구멍 뚫어진 전대에 넣음이 되느니라” (학개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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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싱클레어 루이스의 소설 『배빗(열린책들 세계문학169)』의 주인공 조지 F. 배빗은 겉으로 보면 꽤 성공한 사람이다. ‘제니스’라는 도시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며 좋은 집과 자동차를 가졌고, 안정된 가정을 꾸리고 있다. 주변 사람들은 그를 모범 시민으로 인정하고, 그 역시도 교회나 여러 사교모임에서 활발하게 활동한다. 이처럼 직업, 가정, 친구, 어느 정도의 사회적 지위를 가졌지만, 늘 배빗의 마음 한구석에는 원인 모를 허전함이 자리 잡고 있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삶을 누리면서도 정작 자기 자신은 진정한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사람은 아무리 많은 것을 가져도 부족함을 느낄 수 있고, 열심히 살아도 삶의 방향을 잃을 수 있고, 사람들에게 인정받아도 공허하고 외로울 수 있다. 배빗의 비극은 세상이 말하는 성공을 이루었지만 정작 매의 삶에 대한 만족함이 없다는 데 있다. 그는 자신의 주관에 따라 살기보다 늘 다른 사람들의 평가와 사회의 기준에 자신을 맞춘다. 말로는 자유를 원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남들과 다른 길을 가거나 무리에서 벗어나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의 주변에는 성공한 사업가이자 보수적인 시민인 '버질 건치' 같은 친구들이 가득하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들과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을 불편해하고, 사회나 공통체의 규칙에 의문을 품는 사람들은 위험한 사람으로 여긴다. 배빗 역시도 남들에게 뒤처지거나 실패자로 보이고 싶지 않아서, 그리고, 그들로부터 이상한 사람으로 낙인찍히고 싶지 않아 자기 내면의 깊은 곳에서 들려오는 진짜 목소리를 자주 무시하고 달랜다. 그러나 자신의 마음을 언제까지나 속일 수는 없다. 배빗의 가장 친한 친구 ‘폴 리슬링’은 젊은 시절 음악을 사랑했고, 다른 삶을 꿈꾸었던 사람이다. 하지만 현실의 무게와 불행한 결혼생활 때문에 결국 비극적인 사건을 일으키고 그의 삶은 어둠으로 치닫는다. 가장 아끼던 친구 폴의 파멸을 바라보며 배빗은 큰 충격을 받는다. 그리고 처음으로 ‘내가 원하는 성공이 바른 길인가?’, ‘내가 살고 있는 이곳은 진정으로 건강한 사회인가?’, ‘나는 이곳에서 진정한 자유를 누리고 있는가’ 라는 질문을 한다. 이제껏 당연하다고 여겼던 것들이 갑자기 낯설어지자 배빗의 일탈이 시작된다. 자유주의적이고 진보적인 태도를 가진 변호사로, 배빗의 대학 시절 친구인 ‘세네카 돈’을 통해 기존의 가치관을 의심해 보기도 하고, ‘타니스 쥐디크’라는 자유분방한 여성을 통해 중년의 반항과 공허를 채워보려 한다. 그러나 배빗의 반항은 주변의 차가운 시선과 자신이 속한 사회로부터 소외될지 모른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결국 원래의 익숙한 자리로 되돌아오고 만다. 학개 선지자는 열심히 씨를 뿌려도 거둘 것이 없고, 먹고 마셔도 배부르거나 만족함이 없으며, 돈을 벌어도 구멍 난 주머니에 넣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이 말씀은 단순한 재물의 손실이나 결핍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영혼의 굶주림은 세상의 물질로는 채워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분명 무엇인가를 소유하고 있지만 여전히 비어 있는 마음, 바쁘게 살았지만 정작 삶의 참된 가치를 놓쳐 깊은 만족을 얻지 못한 삶이다. 배빗은 인맥을 관리하기 위해 사교 모임에 나갔고, 정서적 안정을 위해 교회에 출석했다. 열심히 일을 하여 집과 자동차를 소유하고, 사회가 인정하는 성공의 길을 따라갔다. 하지만 그가 쌓아 올린 물질과 인간관계는 그의 차갑고 메마른 영혼을 따뜻하게도 평안하게도 해 주지 못했다. 우리는 배빗의 삶을 보며 자신은 다르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을까? 우리 역시 넓은 집, 좋은 차, 안정된 직장,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환경을 만들면 진정으로 행복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런 것들이 우리의 삶에 불필요한 것이라는 뜻은 아니다. 다만 그것들이 우리를 구원하고 행복으로 이끄는 유일한 것들이 아니라는 뜻이다. 무엇을 더 소유하고 높은 자리에 얼마나 더 오르는가보다 중요한 질문이 있다. '지금 내 마음은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나는 지금 누구의 인정을 받기 위해 이렇게 애쓰고 있는가?'이다. 이 질문을 생략한 채 달리기만 한다면, 어느 순간에 우리의 삶 역시 구멍 난 주머니처럼 허무하게 비어버릴 것이다. 소설의 결말에서 배빗의 아들 '테드'는 대학을 포기하고 자신이 원하는 이웃집 딸 '유니스'와 결혼하겠다고 선언한다. 배빗은 남들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선택하는 아들을 말리지 않고 오히려 응원한다. 평생 주변 눈치만 보느라 진정한 자유를 누리지 못했던 자신과 달리, 아들만큼은 주체적인 삶을 살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비록 배빗 자신이 완전히 새로운 사람으로 변하지는 못해 아쉬움이 남지만, 하나님의 은혜는 늘 극적인 변화를 통해서만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세상의 기준에 갇혀 공허하게 살기를 원하지 않으신다. 우리가 무엇을 얼마나 가졌는지보다, 지금 우리의 마음이 하나님을 향해 있는지를 가장 소중하게 보신다. 우리 안에도 남들에게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고, 무리에서 소외되거나 뒤처지기 싫어하는 '배빗'의 모습이 들어있다. 그 나약함을 부끄러워하며 숨기기만 한다면 우리는 계속 같은 자리를 빙빙 맴돌 뿐이다. 하지만 내 안의 공허함을 하나님 앞에 솔직하게 인정할 때, 바로 그 자리에서부터 참된 회복이 시작된다. 세상이 정한 기준에 따른 성공을 다 이루지 못해도 우리는 이미 충분히 가치 있는 존재다. 내 마음을 정직하게 살피고, 곁에 있는 이들을 사랑하며, 오늘 내게 맡겨진 일을 성실하게 감당하며 최선을 다해 하루를 살아내는 것이야말로 가장 값진 삶이다. 더 많은 것을 얻으려고 애쓰기보다, 이미 얻은 것들 속에서 나의 마음과 영혼을 잃어버리지 않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오늘의 실천
“하나님, 제 안에는 주변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괜찮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성공으로 마음의 허전함을 채우려 하지 않게 하시고, 제 안의 공허함을 주님 앞에 솔직하게 내려놓게 하소서 제가 남들과 다른 길을 가는 것이나 무리에서 벗어나는 것을 두려워하여 진짜 소중한 가치를 외면하지 않게 하소서. ‘다들 그렇게 산다’는 핑계 뒤에 숨어 제 양심의 소리를 묵살하지 않게 하소서. 더 많이 얻고, 더 높이 올라가고, 더 인정받으려는 욕심 때문에, 가까운 사람들의 아픔과 제 영혼의 피로를 무시하지 않게 하소서. 외적인 성공보다 주님 앞에서의 정직한 마음을 가장 귀하게 여기게 하소서. 세상의 조건이나 성과로 다른 사람을 판단하지 않게 하시고, 제 자신 역시 세상 기준으로 몰아붙이며 괴롭히지 않게 하소서. 겉보기에 화려한 삶보다 하나님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삶을 소망합니다. 오늘 제게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주변 사람들을 따뜻하게 사랑하며, 그 안에서 행복을 잃지 않는 은혜를 누리게 하소서.” 오늘은, 남들이 정해 준 성공을 따라가느라 지친 걸음을 잠시 멈추고 내 마음을 정직하게 돌아보며, 하나님 안에서 참된 만족과 평안을 누리는 은혜의 하루가 되기를 소망합니다.